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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고양이의 비밀 저녁 10시 반에 회사 문을 나선다. 입구 쪽 경비 아저씨가 앉아있는 곳만 모니터의 푸르스름한 불빛이 있을뿐 낮동안 사람들로 가득찼던 빌딩은 어둡고 스산하기만 하다. 나는 평소에 목례만 하던 경비아저씨를 바라보고, '수고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나왔다. '아 저 분은 여기서 밤을 지새우나 보구나. 외롭지 않을까. 쓸쓸하겠다.' 라는 생각이 스친다. 나이 지긋하신 분이고 삶의 연륜으로 내 걱정이 무의미한 분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외롭거나 고독하지 않을까. 문득 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나이가 들수록 고독에 초연해진다. 이십대만 해도 혼자하는 것이 두렵고, 심지어 부끄럽게까지 느껴졌던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사람들은 내가 혼자서 무얼하던 별로 관심 없다는 걸 알게된다. 또, 혼자서 .. 2020. 3. 24.
여행의 이유, 김영하 5년전 제주도가 시작이었던것 같다. 공교롭게도 매년 휴가시즌에는 사랑하는 연인이 없었고, 늘 혼자 떠났다. 가족이랑 왜 같이 안갔냐고 누가 물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의도적으로 혼자가 되고싶은 마음이 컸다. 조용히 있고 싶었다. 제주도를 시작으로 한, 혼자의 여행은 대만, 마카오, 홍콩, 오키나와 등 아시아권 나라들로 이어지고 있다. 큰틀에서 요일별로 어디갈지 계획을 세우고, 구글맵을 보며 목적지를 찾아다녔다. 초조함 속에서 목적지에 다 다랐을때의 그 안도감이 좋았다. 태풍 때문에 마카오로 돌아가는 배가 끊겨 홍콩에서 덜덜 떨며 급히 호텔을 찾던 순간이 있었다. 나이는 서른 둘이었지만, 낯선 곳에서는 어른아이에 지나지 않았던 기억. 나는 매년 혼자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는가. 일차적으로 '사람 사는 모습은.. 2020. 3. 24.
군주론 '잘 해줄때 내가 더 잘하자' 내 삶의 신조중 하나다. 선후배든, 비지니스 관계든 나를 존중 해준다는 것은 그만큼 배려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 고마움을 알고 나도 진심으로 잘하고 싶다. 하지만, 사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상냥하게 대하면 만만하게 보고, 화를 내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야 무섭게 느끼고 눈치를 보며 행동하는 부류가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유감스럽게도, 사회생활에선 그저 친절하기만 한것은 지양한다. 그런 배려를 모르는 부류들 때문에. 군주론은 군주를 위해 쓰여진 책이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와 접목해도 매우 공감이 간다. 마키아벨리는 튼튼한 국가를 위해 악행이 필요할땐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라의 존망이 걸린 문제에서 꼭 덕행만이 올바른 것이 아닐것은 분명하며, 강하게 해야 할땐.. 2020. 3. 24.
고독이라는 무기 혼자 여행 간다고 하면, 놀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함께해서 행복할 때도 있지만, 어떤 누구에게도 간섭 받지않고, 재충전하고 싶다면 이 시간 만큼 좋은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여행지 호텔 방에서 네시간째 책을 읽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이 시간이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의도적으로 혼자가 되는 것이 이렇게 필요한 것인지 새삼 느낍니다. 적막함이 오히려 편안함으로 다가옵니다. ​ 저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완전히 세상과 단절해서 살아갈 수는 없고, 또 그러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반나절이라도 핸드폰과 멀어져서 멍하니 있으며, 독서하는 시간은 삶을 다시 채워주는 느낌입니다. ​ 멈출수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쉴 수 있을때, 더 고독해져 봅니다. 달.. 2020. 3. 24.
사장의 그릇 회사에서 '임원'들을 직간접적으로 마주하며 든 생각은 무언가 달라도 다른것 같다는 것이다. 그 분들이 실력으로 그 자리에 올라갔든, 다른 방법으로 올라갔든 분명 하나씩 '특출남'은 있는 것 같다. 오랜시간 회사를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키워진 애사심은 기본이고, 직원들을 대하는 인자함 속에 숨어있는 예리함이 보인다. 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사장의 그릇에 대해 말한다. 직원은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 행복함을 추구하지만, 사장은 회사의 생존을 책임지며 일한다. 사장의 결정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기 때문에 누구보다 경영 능력을 키우기위해 노력 해야하는 힘든 자리이다. 아무리 사장이 회사를 위한다고 하여도, 모든 부문을 혼자서 이끌 수 없다. 그래서 사장이 생각하는 방향성과 절실함을 공감하고, .. 2020. 3. 22.
성공을 위한 10가지 경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보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다. 미국을 주름 잡던 비디오 대여업체 블록버스터는 작은 업체 넷플릭스에게 패권을 넘겨줬다. 쓰러져가던 마블은 자사의 핵심가치가 만화책이 아닌 등장하는 캐릭터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영화 산업으로 멋지게 재기했다. 영원한 승자도 없고, 영원한 패자도 없다. 결국엔 얼마나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준비할 수 있나,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도한 실패를 발판삼아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나가 핵심인것 같다. 회사에서 연차가 올라갈수록, 의사결정권자들과 가깝게 일해갈수록 리더의 결정과 시장을 멀리 내다보고 준비하는 비전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지금 사업구조상 문제가 없고, 충분히 캐시카우 역할을 해준다고 해서 그것이 언제까지나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 2020. 3. 21.
사람을 미워한다는 것 살아오면서, 미움을 받는다는 것이 두려워서 너무 경계하며 지낸 것은 아닌지 뒤돌아본다. 분명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원만하게 대화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것은 사회생활의 미덕이고,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늘 '좋은 사람 콤플렉스' 같이 사랑만 받길 원하고, 상대방 기분에 맞춰주기 위해 아닌걸 알면서도 맞다고 한적은 없었을까 생각해본다. 내가 상대방에게 잘해줬기 때문에, 그 사람도 나를 좋게 평가할 것이라는 것은 오산이다. 그리고 그렇게 기대해서도 안된다. 같은 상황을 보고 느껴도, 타자의 마음은 가늠할 수가 없다. 좋게 생각해주면 감사하겠지만, 그 사람은 나를 미워할수 있다. 그 말을 직접적으로 듣거나, 간접적으로 알게되었어도 받아들일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나를 미워할지 그 감정에 두려.. 2020. 3. 20.
우아한 승부사 팀워크샵때 각자가 어떻게 올 한해 비지니스를 이끌건지 말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물러날 곳 없이 임한다' 라는 간절하고 진지한 마음을 담아 '배수진' 이라고 말했다. "서과장, 마음가짐은 좋은데, 너무 절박하면 과감함이 없어지고, 창의성도 잃을 수가 있어. 그냥 자신감 가지고 도전하면 돼, 실패해도 거기서 얻는게 있어. 그러니 그 말은 빼자~" 상무님 말씀이 맞았다. 내 입장에선, 작년에 진입한 신규사업을 잘해내고 싶고, 올해는 어떻게든 작은 성공을 실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 해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과하게 힘이 들어간건 아닌가 다시 마음을 잡는다. 저 앞에 놓인 목표만 생각하고 달리면 나무만 보고 숲을 못보게 될 확률이 높다. 더 기발한 방법과 우회로가 있을 수 있는데 정해진 길로만 가려고 할 수 .. 2020. 3. 20.
마케터의 문장 '날 좋은 날, 예쁘게'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모든 날이 좋았다' 김은숙 작가가 참여한 드라마의 명대사들은 주인공들의 극상황과 맞물려 시청자로 하여금 감정을 녹아내리게 했다. 눈길을 끈다는 것은 참 매력적이다. 우리는 TV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 영상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머릿속에 남는 것들은 단 몇가지에 불과하다. 어떻게 저 광고와 글귀는 내게 와닿았을까? 시각적 영상의 신선함도 있겠지만, 문장의 특별함이 큰 것 같다. 비슷한 단어와 문장을 쓰는 것 같지만 무언가 새롭게 느껴지고, 스쳐지나 갔는데 다시 떠오르게 하는 어떤 힘이있다. 그 힘은 이 책에서 말하는 '결국 감정을 흔들지 않으면 사람은 움직이지 않는다'라는 문장에서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수많은 광고.. 2020.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