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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의 힘 일하면서 '욕을 먹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누구나 사회생활하면서 면전에서 또는 간접적으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는다면,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나는 최선을 다해 일하고, 상대방과의 협업을 위해 노력하지만 그 의도가 전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처리 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말투가 기분 나쁘다. 피드백이 없다 등등 이유는 다양할 것입니다. 분명히 스스로를 뒤돌아보면서, 개선해야 될 부분을 찾아야 합니다. 꼼꼼하지 못한 부분, 실력이 부족한 부분, 커뮤니케이션의 아쉬움등 갈등이 생기고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을 직접 인지하면서도, 변화하려 하지 않는다면, 제자리걸음만 할 뿐입니다. 그리고 개개인은 완벽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불완전한 사람들이 모여, 채워가고 이뤄가는.. 2020. 4. 23.
요즘 애들에게 팝니다 한때 옷 사는 것을 참 좋아했다. 나름 패션에는 뒤쳐지고 싶지 않아서, 이것도 사보고 저것도 사보면서 시도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도 나이가 드는가 보다. 확실히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20대 친구들의 패션은 내 취향과는 다른 것 같다. 조거 팬츠에 큼지막한 어글리 슈즈를 신고 걷는 모습. 바지부터 상의까지 완전한 오버핏으로 맞춘 스타일 등 따라 하고 싶다는 마음조차 생기지 않았다. 이렇게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대차이라는 것은 생길 수 밖에 없다. 내가 멋있고, 예쁘고,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른 세대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가 있는 것이다. 서른 중반이 된 나는 어쩌면, 아니 정말로 패션, 음식, 가치관등 문화의 다방면에서 트렌드를 이끄는 메인 세대에서 자의든 타의든 벗어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 .. 2020. 4. 10.
간장 닭봉조림 그녀는 요리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오빠 뭐해줄까? 먹고 싶은 거 내가 다 해줄게!" 하고 말하며 미소 짓는다.나도 귀여운 그녀 모습에 덩달아 환한 미소를 짓는다."에이~ 괜찮아. 나는 그냥 간단히 먹으면 된다니까~" 그녀는 입술이 뾰루퉁 튀어나와서 말한다."아 진짜 내가 해주고 싶다고! 내가 맛있는 거 해주고 싶어서 그런 거라고!! 내 성의를 무시하면 섭섭하다고~!"나는 정말 그녀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거절했는데, 그녀는 먹고 싶은 것을 말하지 않는 내가 섭섭했나 보다. 한 사람은 부담을 주기 싫어서 배려를 하고, 또 다른 사람은 베풀고 싶어서 배려를 한다.사랑은 이렇게 방법은 다르지만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같다. 결국 그녀는 새로산 네오플램 피카냄비에, 간장에 맛있게 조린 닭봉 조림을 내어 온다. .. 2020. 4. 9.
브랜드X스토리X디자인 마케팅이란 영역은 공부하면 할수록 신기하고, 어렵고 재미있는 분야다. 수학 문제처럼 딱 떨어지는 정답이 없는 것이라서 그런 것 같다. 먼저 이 길을 걸으며 잔뼈가 굵어진 사람들은 '트렌드, 촉, 컨셉이 중요하다' 하며 나름의 논리를 내세우는 모습을 보인다. 결과론적으로 성공했다면 틀린말은 아니라고 본다. 브랜드 런칭의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보며 느낀점은 앞단에서의 고민이 깊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이 브랜드가 타겟 소비자들 의식에 깊히 들어갈 수 있을지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즉 '브랜드 스토리'가 탄탄해야 한다. 어떤 요소들이 스토리의 주춧돌이고, 그 기반으로 기둥을 세워 무너지지 않는 집을 지어야 한다. 스토리는 모든것의 출발점이다. 제품의 디자인에, 캐치 프레이즈에, 광고에 녹아들게 된다. .. 2020. 4. 5.
남산의 저녁 결혼식까지 100일이 남았다. 무언가 특별하게 기념하고 싶어서, 회사에서 짬을 내어 레스토랑을 알아보고, 예약을 했다. 남산 레스토랑 '엔그릴' 남산에는 사귄 지 한 달 되었을 때, 쑥쑥 해 하며 올라본 적이 있었다. 둘 모두에게 서울은 낯선 곳이라서 남산에서 보이는 서울의 야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 '아 그 스타벅스 옆에 있는 식당이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예약을 했다. 막상 토요일 저녁이 되어, 남산에 도착하니 스타벅스 근처에 레스토랑이 없었다. '엇, 설마..' 했는데, 그 레스토랑은 남산 타워 꼭대기에 있는 곳이었다. 그녀는 "우와 감동이잖아ㅠㅠ 이런 곳도 데려와 주고 ㅠㅠ" 나도 여기 갈 생각은 전혀 없어서, 좀 당황했지만 옅은 미소와 함께 입장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프라이빗한 좌석에 우리.. 2020. 3. 31.
소리 꺾꽂이 엄마는 늘 한밤중에 깨어있었다. 자다가 깨서, 물 먹으러 내려가면 낡은 돋보기를 낀 채 늘 시를 쓰고 계셨다. "영민아, 이거 한번 읽어봐라, 나는 꼭 신춘문예로 등단할 거야" 12년도에 엄마는 정말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나는 시상식에서 눈물을 글썽이는 엄마를 보면서, 순수한 열정 자체가 열매로 맺어지는 것이 가능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느꼈다. 엄마는 등단 후, 꾸준히 시를 쓰셨고, 이번에 세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좋아하고 원했던 것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 모습인지 옆에서 보고 있는 건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엄마가 미안하다. 팍팍 밀어주지 못해서.."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힘들어할 때면 시를 쓰는 것도 제쳐두고, 내 힘듦에 미안해하시는 엄마. 나는 엄마를 보면서 인생에서 진정한 가.. 2020. 3. 31.
결혼식 D-day 100일 코로나 이슈로 뒤숭숭한 요즘이지만, 우리 둘은 결혼 준비에 바쁜 하루하루다.작년부터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까마득하고, 아직은 먼 일이라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오늘이 디데이 100일 이라니!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니,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만 같다. 퇴근 길에 그녀에게 줄 꽃다발을 준비했다.기념일이나 보통날에도 가끔씩 꽃을 선물했지만, 오늘 산 꽃은 내가 생각해도 역대급으로 예뻤다.분홍 분홍한 철쭉 꽃잎은 덩치크고 상남자 포스 풀풀 풍기는 내 마음도 물들였다. 왕십리역 6번출구 계단을 올라가는데 저 멀리 그녀가 보인다.내 모습을 보고 좌우로 손을 흔든다.나도 살며시 꽃을 꺼내어 좌우로 흔든다. "나랑 결혼하자 혜림아"어쩔줄 몰라하며, 그녀는 내품에 쏙 안긴다. "결혼식까지 남은 날들, 지금처럼 .. 2020. 3. 27.
말 센스 - 말 재주와 말 센스는 다르다. 저는 요즘 말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주변에 소위 '말 잘한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잡다한 지식이 많고, 사람들 앞에서 버벅 대지 않고 할 말을 술술 하는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기회가 주어지거나, 아는 주제가 나오면 신나게 말을 하는 그들을 보면 대단하지만, 또 한편으론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잘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서로에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면서 대화를 나누어야 되는데, 일방적으로 대화를 이끌어가고, 다른 사람이 말할 틈을 안주며 이야기하는 것은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말재주가 있는 것이고 말 센스는 없는 즉 남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봅니다. 남들 보기에 약간은 어리숙하고, 부족해도 상관없습니다. 그런 부분.. 2020. 3. 27.
을의 철학 "대리님, 한번 생각해보시고, 괜찮으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십시오." 마케팅 부서는 비용을 쓰는 부서다 보니, 협력업체나 대행사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것들로 제안을 많이 받는다. 나도 영업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래서 부탁이나, 제안을 하시는 분들의 눈빛, 웃음, 표정까지 참 많은 것이 이해된다. 내 반응을 파악하며 조심스럽게 권유하고, 제안하는 그 배려심. 비록 일 때문일지라도, 그런 배려에 너무나 감사하고, 나도 더 깍듯하게 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이렇게 경험은 중요하다. 인생은 언제나 상황이 바뀔수 있다. 따라서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없다. 아예 그런 프레임을 만드는 것 자체를 경멸한다. 조직에서 내가 어떤 위치에 있다고 으스대거나, 너무 굽신거리며 산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철학을 .. 2020.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