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까지 한달정도 남았다!
디데이 100일부터 소소하게 마음이 담긴 프로포즈는 해왔지만, 제대로 진지하게 한번 해야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
마침, 이번주 토요일 그녀가 업무로 인해, 오후에 나간다고 해서 이때다 싶었다!
그런데, 금요일 오전쯤 일하고 있는데, 그녀에게서 카톡이 왔다.
"코로나 때문에 일정이 취소되었어. 그냥 안나와도 된대!"
주말에 일하지 않게되어서 분명 잘된 일이었지만, 프로포즈를 계획했던 난 계획이 틀어지게 될 참이었다.
'흠..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오늘 퇴근을 좀 빨리하고, 그녀보다 미리 집에가서 프로포즈를 준비하면 되겠다 싶었다.
머릿속으로 시간과 동선을 생각해보니,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그녀에게는 선의의 거짓말(?)을 하고, 나는 퇴근을 평소보다 조금 일찍했다.
가는길에 먼저 백화점에 들렀다.
항상 은연중에 갖고 싶어하던, 지갑과 가방을 사줘야겠다 싶었다. 사실 선물을 산다는 건 참 조심스럽다. 주고 싶은 마음은 아름답지만, 내가 고른 선물이 상대방의 취향에 맞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를 보다가, 한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아는 그녀라면, 평소 쓰는 스타일등을 생각했을때,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기분좋게 지갑과 가방 세트를 구매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 근처에 내려서는 다이소에 들러서 이벤트용 초와 라이터, 그리고 케익도 샀다.
두손에 많은 짐을 들고, 가는 길이 덥고 힘들기도 했지만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준비하는 마음은 참 행복하게 다가왔다.
그녀가 도착하기 전까지 1시간 남짓 남았다.
나는 우선 바닥에 하트모양으로 초를 진열했다. 쉬울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모양과 크기를 어느정도 해야 될지 몰라서, 버벅되면서 준비 했다. 그리고, 케익을 꺼내 초를 꽂았다.
뭔가 아쉬운것 같아서, 생각해보니 영화에서 보던것 처럼, 보드에 메시지를 적어서 준비해야겠다 싶었다.
내 인생 목표를 적는 미니 화이트 보드에 'Will You Marry Me?' 라고 적었다. 그리고 하트모양 뒤쪽에 준비해둔 선물도 두었다. 오늘의 이벤트를 기억하기위해, 삼각대까지 세팅해서 영상으로 촬영할 생각이었다.
"어디쯤 왔어?"
그녀는 답변이 없었다. 나는 그녀가 우리집 근처에 내리면, "내가 배가 아파서 오늘 마중 못나가겠어, 조심해서 와~" 하고 말하고 들어오면 놀래켜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조금 있다...
"삐삐삑 띠리리링"
문이 열렸다. 그녀는 내 카톡을 못본건지 말도 없이 들어와 버렸다.
나는 영상 촬영 세팅을 하고 있었는데, 들어온것이다.. 완벽하게 준비하려 했는데, 아쉽게 약간의 미스가 났다.
아쉬워하는 내게 그녀는 원래 그런점이 더 매력적인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래도 놀란 그녀는 한동안 눈물을 흘렸다.
너무 갖고싶었던 지갑과 가방이라고 했다. 역시 우리는 통하는게 있는것 같았다.
"우리 결혼하자!"
"응!"
100프로 완벽한 프로포즈는 아니었지만, 서로가 기분좋게 마무리된 프로포즈였다.
혹시나 집에서 프로포즈를 계획한다면, 나처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이번이 끝이아니라, 앞으로 살면서 더욱 행복한 일들을 만들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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