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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이슈

경비원 폭행 가해자 출석

by 로 건 2020.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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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경비원이 입주민이 이중주차 해놓은 차를 옮기려다가, 입주민에게 수차례 폭력을 당했고, 

억울한 마음에 극단적으로 자살했다는 기사를 보았을때, 너무나 충격이었다.

과연 이게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싶었다.

CCTV 영상을 보니, 거짓말이 아니었다. 갖은 모욕과 함께, 코뼈가 부러질 정도로 때렸다고 했다.

 

 

[YTN 뉴스화면 캡쳐]

 

상상 이상이었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한국이라는 사회가, 아직은 미성숙한 점이 너무 많은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의식과 사고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만, 개인의 사고 범위는 남에게 피해를 최소화 하는 범위에서 자유로운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건 처럼, 갑질에서 비롯된, 무차별 폭력은 결단코 정당화 될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밖에 볼수 없다.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우리는 사회생활 해가면서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직업의 퀄리티를 구분한다.

"아 나는 저렇게 육체노동은 못하겠어"

"아 나는 땀흘리는 일은 죽어도 질색이야"

"저 작업복 입은 사람에게 냄새 엄청 난다"

"영업하는 사람들은 다들 정장 말끔히 빼입고, 좀 날라리 같잖아"

"저 사람은 교수니까 그런지, 확실히 수준이 남달라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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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심결에 상대방의 직업을 통해 그사람을 평가하고, 나름의 기준으로 판단했던 적은 없었을까?

내 스스로도 반성한다. 힘듦의 정도는 상대적일 것이고, 각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환경에서 그래도 최소한 이상의 의지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어느 누구도 무시 할 수 없고, 모욕해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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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직업이 상대방 보다 조금 더 괜찮아 보여서, 더 많은 돈을 벌어서 자신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결국 인간은 자의든 타의든 등락을 반복한다. 내가 지금 아무리 잘나가더라도, 언젠가 또 급격히 무너질 수 도 있고, 지금은 비록 별볼일 없을지라도, 비상하는 날이 올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은 직업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 한명 한명을 존중하며 대해야 하는 것이다. 

 

[YTN 뉴스화면 캡쳐]

 

 학창시절에 어떤 잔인한 느와르 영화를 보면서,

'아 영화라서 그런지, 정말 잔인하고 일어날 수 없는 소재이구나'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사회를 경험해보니 결코 영화가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사는 이 세상이 어쩌면 영화보다 더 영화같이 잔인하고, 극악무도하고,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곳 같다.

 

출두하는 폭행 가해자는 기자들의 대답에 아무말도 없었다. 저 사람의 머릿속에는 어떤 감정이 자리잡고 있을까? 

우리가 법치 국가라면, 이번 기회를 통해서 사람을 존중하지 못한 대가를 제대로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돌아가신 경비원의 경비실]

 

돌아가신 경비원이 묵었던 경비실 앞은 국화와 죄송한 마음을 담은 포스트 잇으로 가득 찼다.

가슴이 참 먹먹했다. 사람이 가장 무섭고, 또 가장 따뜻한 존재라는 현실을 본다. 좁은 경비실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며, 삶을 지켜냈던 한 분의 소중한 생명이 빛을 발했다. 

 

그 분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사회의 인식이 조금 더 성장하고 납득할 수 있는 법적 심판을 통해 더 성숙 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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