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녀가 절대 그냥 안 넘어가는 불금!!!
우리는 어젯밤에 누워서 점찍어 놓았던, 청량리 통닭골목에 가기로 했다!
퇴근하자마자, 청량리역 1호선 1번출구에서 만났다.
청량리 통닭골목은 1번출구에서 조금만 직진하면 보이는 청량리 전통시장 입구에서 왼쪽 거리이다.
우리 둘은 모두 서울 태생이 아니기 때문에, 서울 맛집을 한 곳 한곳 도장깨기 하고 있다.
그 재미가 정말 소소하다. 오늘 가는 청량리 전통시장 통닭골목은 또 얼마나 큰 설렘을 줄까?
내가 조금 늦게 도착했고, 나를 보자마자 그녀가 말했다.
"나 저기서 걸어오는데, 너무 무서웠쟈냐...ㅠㅠㅠ"
나는 왜 그런가 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더니 워낙 골목들이 낙후되어 있어서, 조금 무섭게 보였다.
영화 범죄도시 같은 느낌이었다.
통닭골목 안에서 남원 통닭이 유명하다는 블로그들을 많이 보았다.
생각보다 찾기는 쉬웠다. 그냥 쭉 걸어가다 보면, 유일하게 사람이 많은 가게가 있고, 간판을 보면 '남원 통닭'이다.
우리는 별관에서 앉았다.
7시 반이 훌쩍 넘은 시간이라서, 둘 다 너무 지쳐있었고, 허기가 졌다. 약간 이성 잃을 정도였다.
뭐 고민할 것도 없이, 메뉴판은 단순했다.
우리는 통닭(대)으로 반반 + 테라를 주문했다. 가격은 16000+4000=20000이었다.
서울에서 외식하던 물가 치고는, 매우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우리가 주문한 통닭 후라이드 반+양념 반이 나왔다.
와 정말 비주얼 하나는, 끝내줬다.
옛날 아버지가 퇴근하면서 사 오시던, 가마솥 통닭의 비주얼인데!!! 여기다가, 꽈리고추에 고구마튀김 그리고 닭똥집 튀김까지 얹어준다. 이곳에 사람이 많은 이유를 비주얼만 보고도 이해가 되었다.
진정하고, 우리 둘은 맛을 보았다.
와~!! 정말 맛도 예상외로 끝내줬다. 옛날 통닭 스타일인데, 튀김 간이 잘되어 있어서, 바삭한 식감과 향미가 좋았다.
특히 후라이드를 간장소스에 찍어먹을 수 있게 내어주시는데, 그 점 또한 화룡점정이었다.
간장소스와 김치는 이 집에서 기본으로 내어주는 사이드이지만, 이 두 가지가 느끼함을 완벽하게 잡아주는 것 같았다.
우리는 정신없이, 맛있게 먹었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너무 배가 불러서 닭똥집 세 개만 남겨놓고, 양념까지 다 닦아 먹었다.
오늘도 이렇게 그녀와 소소하게 맛집을 탐방하고, 집으로 왔다.
꼭 근사한 곳이 아니더라도,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 웃으며 지내는 이 순간순간들이 너무나 행복하다.
나는 그녀와 맛있는 통닭을 먹으면서, 오늘 직장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다 해소한 것 같다.
어찌 보면, 살아가는 힘이라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순간순간 행복을 쌓아갈 수 있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량리 남원 통닭은 나와 그녀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줬다.
언젠가 스치며, 또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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